역사교재의 형태1(역사교과서, 사료)

1. 역사 교과서

교과서 제작의 기준이 되는 것은 교육과정이다.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학습목표나 기준에 따라 교과내용을 구체화한 것이 교과서다. 이런 의미에서 교과서는 일반도서와 비교해서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첫째, 교과서는 교육이념이나 목적의 달성을 목표로 한다. 둘째, 교과서는 교육제도나 각종 규정에 의해 통제되는 제도 매체다. 셋째, 교과서의 내용은 교과와 관련 있는 학문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목적이나 환경에 맞춰 편집하고 변형한 것이다.

역사 서술은 지난날 일어났던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석이라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역사 교과서의 내용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설득력 있는 하나의 해석이라고 보아야 한다. 역사적 사실의 본질적 성격뿐 아니라 역사 교과서에 다루어야 할 내용을 선택하는 데도 교과서 집필자의 관점이 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 교과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이전의 검정교과서들은 단원이나 내용은 물론 구성요소나 편집도 거의 비슷해서 여러 종이 발행되는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2007년 2월 개정 고시된 교육과정에서는 대단원과 중단원에 들어갈 내용을 일일이 제시하였던 이전의 교육과정과는 달리 대단원만 구분하고 그 안에 들어갈 내용의 대강만 제시함으로써 교과서의 단원 편성과 구체적인 서술은 집필자에게 맡기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간행될 역사 교과서는 구체적인 내용에서 서로 상당한 차이를 일 것이다.

2. 사료

사료는 역사 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 과거의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 원천이다. 그러나 사료의 내용은 과거에 일어난 일을 그대로 담고 있기 보다는 편집하고 해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역사 연구는 사료의 진위나 신뢰성을 가리는 사료 비판 과정을 거친 후에 진행한다. 교재로 사료를 활용할 때도 사료의 이와 같은 성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료를 선택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교사의 역사인식이나 관점이 작용한다. 같은 역사적 사실을 놓고 역사서 간에 서술의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는 그 사실에 대해 평가를 할 때인 경우가 많다. 상반되는 관점이 있거나 논쟁의 대상이 되는 사건에 대해 사료 학습을 할 때,  교사는 자신의 역사인식과 들어맞거나 미리 정해놓은 수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사료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사료의 내용이 서로 모순되거나 관점을 달리하는 경우, 교사는 이 사료를 수업에 사용하기에 앞서 내용의 진위는 물론 사료를 통해 역사적 사실들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교사의 전문적인 역사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종래 역사 수업에 이용된 사료로는 관청의 공식 문서들이 많았다. 그러나 근래 역사 연구에 상소문이나 보고서, 재판이나 재산분할 기록 등과 같은 각종 고문서들도 많이 이용되고, 문집이나 일기 등과 같이 개인이 남긴 사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역사 수업에도 이러한 사료들의 활용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들 사료는 사회사나 생활사, 문화사 수업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해석이나 견해를 달리하거나 다른 역사인식을 보이는 사료를 비교함으로써 학생들은 자신의 역사적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큰 차이가 있거나 서로 반대되는 평가나 관점을 가진 사료가 존재할 경우, 양쪽을 모두 소개하고 학생들이 비교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사료 학습은 동일한 내용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고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다양한 사료를 접함으로써 개방적 태도를 가지게 할수도 있다.

그러나 사료 학습이 이와 같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 첫째, 학습내용과 관련이 깊어야 한다. 둘째,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데 유용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의 능력이나 발달 단계에 맞아야 한다. 넷째, 상대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사료를 택해야 한다. 다섯째, 사료의 내용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번역된 사료의 경우, 번역 내용이 정확해야 한다.

사료 학습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이 사료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료들을 자료로 사용하면 학생들의 탐구활동이 힘들어지며 수업에도 흥미를 잃기 쉽다. 학생들이 사료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사료의 내용이 한글로 되어 있지 않으며, 요즘 사용하는 용어나 서술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가 내용을 검토해서 학생 수준에 적합하도록 표현을 바꾸고 편집할 필요가 있다.

사료가 역사적 사실을 압축적으로 서술하거나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료들은 교사가 추가 설명을 단다거나 다른 관련 자료들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료학습의 의의는 과거의 '사료'를 활용하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료에 기초하여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있다. 사료 활용 능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흥미를 일깨워 사료를 보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역사 교재를 비판적으로 읽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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